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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새 의장국 폴란드, EU의 대내외 도전에 리더십 발휘할 수 있을까 (김다예 서기관)

작성자
주벨기에대사관
작성일
2025-02-03
수정일
2025-02-03


새 의장국 폴란드, EU의 대내외 도전에 리더십 발휘할 수 있을까 관 KDI 경제정보센터에서 발간하는 월간 '나라경제 2월호, 세계는 지금' 코너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EU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EU 이사회에는 순회의장국이라는 제도가 있다. 27개 EU 회원국이 정해진 순서대로 6개월씩 의장국을 맡아 EU의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공동 어젠다를 발굴하는 것이다. 2024년 하반기에는 헝가리가 의장국을 맡았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민자 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에서 EU 회원국 간의 대립을 부추겼고, EU 이사회는 혼란과 분열의 무대로 비쳤다. 이에 따라 2024년 하반기는 EU의 내적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시기로 기록됐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폴란드가 순회의장국 역할을 맡게 됐다. 폴란드의 순회의장국 수임은 지난해 6월 선출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EU 집행위원회의 12월 출범과 맞물려 EU 리더십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리더십은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폴란드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회원국의 정치 혼란, 우경화, 자국 우선주의 등 대내적 위협과 
미·중·러의 대외적 위협에 직면한 EU

EU는 현재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회원국들의 정치적 혼란과 우경화가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의 주요 강호인 프랑스와 독일은 연립정부 구성이 불안정하거나 총선을 앞두고 자국 정치에 몰두하고 있어 EU 차원의 정책 협력과 실행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우경화는 유럽 전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이탈리아, 핀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 여러 국가에서 우파 및 민족주의적 성향의 정당이 부상했으며, 이는 유럽의회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유럽적 가치와 보수적·민족주의적 가치의 대립을 심화해 EU의 내적 단결을 약화시키고 공동의 정책 추진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 EU는 미국, 중국 그리고 러시아라는 세 가지 주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EU를 상대로 공격적인 관세정책을 예고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임기에 EU를 상대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으로 갈 곳을 잃은 중국산 상품이 유럽에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U 회원국들은 대중국 견제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일부 국가의 경우 자국 산업에 미칠 피해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EU는 미중 경제대국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접근을 하는 동시에 무역 갈등을 현명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한편 EU는 러시아와 군사 분야를 넘어 정치적·경제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EU는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 해저 케이블 손상, 이민자 대량 유입, 선거 개입 등을 통해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요 언론에서는 러시아가 나토와 전면전 대신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가 기존의 전쟁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군사적·비군사적 작전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적대적 공격행위로 EU의 통합과 방어 체계를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란드, 안보 강화 위해 나토 방위비 지출 목표 상향 촉구…
식량 안보는 자국 농업 보호 우선해 EU와 갈등 빚기도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월 3일 개최된 폴란드의 순회의장국 수임 기념행사에서 “유럽이 무력하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오늘날 EU가 마주한 도전 과제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폴란드 외무장관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장국으로서 폴란드의 중점 분야로 ‘안보, 안보, 안보 . 방위 안보,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를 언급했다. 

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방위를 EU 정책의 우선순위로 설정한 것이 충분히 납득된다. 러시아로부터 시작된 하이브리드 공격의 최전선에 놓여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EU의 방위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여주고 있는데, EU 회원국들에 현재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치인 GDP의 2% 이상으로 방위비를 증액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GDP의 4.2%를 국방비로 지출한 데 이어 올해는 4.7%를 책정했다. 폴란드의 국방장관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는 EU의 방위비 증액은 미국을 대체하기 위함이 아니라 유럽이 강해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럽의 집단 방위 전략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EU의 정책적 우선순위와도 부합하는데,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요청으로 작성한 「유럽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에서도 EU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외 의존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는 ‘유럽방위투자프로그램(EDIP)’을 통해 2027년까지 15억 유로의 예산을 방위산업의 통합과 경쟁력 제고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첫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으로 임명된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는 집행위 출범 100일 내로 예정된 ‘미래 EU 방위백서’ 발표를 앞두고 있다. EU 방위산업의 빠른 성장에 폴란드가 기여할 여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에서 에너지 문제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폴란드는 오랜 시간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핵에너지 개발에 힘써왔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한 폴란드는 2014년부터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EU 에너지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일찍이 절감하고 있었다. EU 집행위도 이러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감축 및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 등에서 폴란드의 리더십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있다.

폴란드는 EU의 주요 농업 생산국으로 농업 경쟁력 강화와 식량 위기 회복력 확보를 정책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특히 EU와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의 FTA 체결에 대해 자국 농업 피해를 이유로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별개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유입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발해 EU와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앞으로 EU의 식량 안보 정책을 폴란드가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민자 문제도 주목할 것 중 하나다. 투스크 총리는 이민자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불법 이민자로부터 폴란드와 유럽의 국경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유럽 정치 전반이 우경화되며 이민자 문제가 보편적인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폴란드의 입김으로 EU가 더욱 강경한 이민자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폴란드는 헝가리와 달리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긍정적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몰도바, 서발칸 지역 국가의 EU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EU의 외연 확장과 안정화를 위한 노력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산업 협력 파트너 폴란드,
EU에서 리더십 발휘하면 우리에 기회의 창 열릴 수도  

폴란드는 방위비를 증액하면서 2022년 한국과 자주포, 전차, 항공기 등 약 20조 원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방위산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물론 EU의 방위력 증강 정책의 일환으로 방위산업 관련 대외 의존 감소를 목표하고 있으나 빠른 시일 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폴란드의 의장국 수임으로 EU의 방위비 증액 기조가 실체화된다면 한국에는 중요한 기회의 창이 될 수도 있다. 폴란드의 향후 행보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2025년 EU가 직면한 복잡한 도전 속에서 폴란드는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새로 출범한 EU 집행위와 보조를 맞춰 방위, 에너지, 식량 안보 등 핵심 의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폴란드는 오는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내 정치와 EU 의장국 역할이 긴밀히 연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폴란드 의장국 수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폴란드가 순회의장국으로서 EU의 단결과 리더십을 강화하며 내부 갈등을 조율하고, 외부 도전에 대한 현명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EU는 폴란드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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